요새는 많은 친구들이 코딩을 어린 나이부터 배우고 비전공자도 쉽게 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코딩을 처음 시작한 2013년도에는 컴퓨터 공학 전공자들에게만 익숙한 단어였습니다. 처음에는 Java와 C를 시작으로 기초를 익혔고 이후에는 임베디드를 접하게 되어 임베디드 개발자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메이커톤과 해커톤과 같은 대회들에 참가한 덕분에 짧은 시간에 많은 경험을 하며 실력을 키워 나갈 수 있었습니다.

해커톤과 메이커톤은 스타트업의 극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가 한 팀이 되어 특정한 주제에 대한 프로토타입을 무박 2일 혹은 3일에 걸쳐 개발하는 대회입니다. 이런 대회들에 꾸준히 참가하다 보니 제가 제작한 프로토타입을 언젠가 사업화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직접 해보고 싶다고 느꼈고 지금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지금 저는 SUNY Korea에서 Mechanical Engineering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처음 대학 입학 소식을 알렸을 때 주변에서 제가 꾸준히 코딩을 해왔던 것을 아는 지인들이 많이 의아해하며 질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왜 너는 컴퓨터 공학이 아닌 기계공학을 선택한 거야?”

“코딩 오래 한거 아쉽지 않아?

이런 질문들에 대한 저의 획일적인 대답은 **“나는 무언가 손으로 만들어내는데 더 큰 흥미를 느껴 ”**였습니다. 학교에 다녀보니 역시 기계공학과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컴퓨터 공학의 경우 단지 취업이 잘된다는 이유로 본인의 적성과 맞는지도 모른 채로 입학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기계공학은 이에 비해 물리를 좋아하고 실제로 기계를 다루고 싶어 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팀 프로젝트를 해도 모두가 열정적이고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강점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저는 코딩이라 답하기보다 구글링이라고 답하기를 선호합니다. 저는 오랜 기간 사용해온 C 나 Python의 기본적인 문법조차 정확히 대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없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A Study on Classification of Skin Disease by Deep Learning”과 같은 논문을 작성하며 깊이 있는 딥러닝 모델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파이썬에는 수많은 함수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 함수들의 기능을 모두 외우고 있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입니다. 간단한 예로 배열을 거꾸로 뒤집는 reverse() 함수는 기초 파이썬 책에 적혀있지만, 이 함수를 쓰지 않는 프로젝트의 개발자들은 모를 것입니다. 개발의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때, 오류를 고치고자 할 때, 프로젝트를 참고할 때 내가 찾고자 하는 내용을 정확하고 빠르게 찾는 것이 구글링의 핵심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되었고 셀 수 없이 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정보들은 한국어로 얻을 수 있는 정보보다 영어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양적이나 질적으로 압도적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reverse와 같은 간단한 함수의 경우 네이버에 들어가서 “파이썬 배열 거꾸로” 로만 검색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 도중 어떠한 벽에 다다랐을 때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선 반드시 구글링해야 합니다. 개발자로서 영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어느 누가 아무리 알고리즘 설계에 뛰어나다고 해도 그가 영어를 못한다면 그가 가치 있는 개발자라고 자부할 수 없습니다. 기술, 프로그래밍 언어, 문법, 트렌드 등 모든 것의 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고 계속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누구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바로 접하고 stackoverflow와 같은 커뮤니티에 업데이트된 내용을 통해 오류를 해결하고 있을 때 다른 누군가는 모두가 그 기술을 익힌 후에나 한국어로 작성된 블로그를 참고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입니다. 저는 제가 처음 사용해보는 언어를 이용해서도 당일에 토이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 코딩 실력이 뛰어나서도 머리가 좋아서도 아닙니다. 제가 얻고자 하는 정보를 더욱 효율적으로 찾고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코딩도 공부도 지금 이 스타트업도 모두 저에게 크고 작은 동기들이 있었기에 해왔습니다. MBTI는 ENTJ인데 이런 제 성향들과 상당히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도 ENTJ에 대해 조금만 검색해보면 “직장생활하기 매운 힘든 타입”이라는 내용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항상 제시하고 싶은 욕구가 있기에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구글과 같은 수평적인 구조인 회사에서 일하고 싶습니다.